
(베스트 일레븐=밀양)
경남 FC는 시즌 초 전력 누수가 상당히 심한 약점을 극복해야 할 숙제를 떠안고 있다. 어찌 보면 가장 베스트 전력이 가동될 수 있는 시즌 초임에도 불구하고 경기 명단을 꾸리는 것마저 쉽지 않은 처지다. 설기현 경남 감독의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설 감독이 이끄는 경남은 20일 오후 4시 밀양 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하나원큐 K리그2 2022 1라운드 서울 이랜드전에서 0-1로 패했다. 서울 이랜드 공격수 까데나시에게 내준 실점을 만회하지 못하고 패한 이날 경기에서 경남은 승패 자체보다도 제대로 된 힘을 발휘할 수 없었다는 점 때문에 매우 힘든 승부를 벌였다는 데 더 신경을 썼을 것이다.
주장과 부주장은 물론 핵심 자원들까지 대거 빠졌다. 윌리안은 경기 사흘 전 발목을 접질렸고, 배승진 역시 가벼운 부상으로 전력에서 빠졌다. 수비의 핵 김영찬은 비복근을 다쳤다. 가장 심각한 상태에 놓인 선수는 우주성이다. 김천 상무에서 나름 존재감을 어필했던 우주성은 동계 훈련 연습 경기 도중 상대의 거친 태클에 십자인대를 다치는 큰 부상을 입었다. 우주성은 수 개월 결장이 불가피하다.
이때문에 설 감독은 “18명의 엔트리를 꾸리는 것도 굉장히 어려웠다”라며 서울 이랜드전을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설 감독은 의도했든 그렇지 않았든 이준재를 비롯한 고교 졸업 선수 두 명을 출전시키는 등 어떻게든 전력 누수를 막으려 했다. 물론 결과가 좋진 못했다. 0-1이라는 스코어와는 별개로, 주전들이 대거 나선 서울 이랜드와 어린 선수들이 다수 섞인 경남의 플레이에는 힘의 차이가 느껴졌다. 그나마 어린 선수들이 주눅이 들지 않고 주어진 몫을 다하려 했다는 데 의미를 둘 수 있다.
걱정스러운 점은 서울 이랜드전이 끝난 후 계속 전력 누수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설현진은 상대와 충돌 때문에 뇌진탕 증세를 보여 경기 도중 퇴장을 당했다. 공격수 에르난데스는 역습을 시도하다 햄스트링이 올라왔다. 설현진은 보다 정밀 검진이 필요한 상태이며, 에르난데스는 통상적으로 2~3주 정도 회복이 필요해 보인다. 설 감독 처지에서는 한숨이 나올 수밖에 없다. 설 감독이 서울 이랜드전 이후 “선발 명단도 꾸리기 힘들다”라고 씁쓸해 한 이유다.
설 감독은 최대한 주어진 상황을 긍정적으로 해석하려고 했다. 제 힘을 낼 수 없지만, 리저브 선수들이 선발 선수들의 공백을 틈타 두각을 나타낼 수 있다면 팀 전체적인 분위기 상승과 전력 성장을 이룰 수 있다고 봤다. 그러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결과가 필요해 보인다. 이가 아닌 잇몸으로 버티면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할 경남이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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