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스트 일레븐=안탈리아/터키)
레오니트 슬루츠키 루빈 카잔 감독이 황인범을 팀의 중심으로 기능하게 한다.
황인범이 속한 루빈 카잔은 23일 오후 2시(현지 시각) 터키 안탈리아 벨리스 호텔 구장에서 열린 비슬라 플록과 평가전에서 0-0으로 비겼다. 비록 경기 결과 자체가 좋지는 않았으나 황인범을 중용하려는 슬루츠키 감독의 의도를 읽을 수 있었다.
카잔의 주장은 수비수 필립 우레모비치다. 이번 시즌 내내 주장 완장을 찼다. 그런데 이날 경기에서는 우레모비치가 출전했는데도, 황인범이 주장 완장을 차고 경기에 나섰다.
황인범은 지난해 10월 열린 2021-2022 러시아 프리미어리그(RPL) 10라운드 니즈니 노보고로드전에서 우레모비치가 경고 누적으로 결장하자 주장 완장을 한 차례 찬 적이 있다. 이외에는 없었다.
앞서 22일 <베스트 일레븐>과 만난 황인범은 “특별한 역을 팀에서 맡는 건 없다. 나는 용병 입장인데, 감독님이 ‘리더가 돼줬으면 좋겠다’라고 하셨다. 러시아어를 못하는 건 작은 문제고, 영어로 하면 경기장 내에서는 충분하니 리드를 하라고 하셨다”라고 말했다.

황인범은 어느새 소속팀 선수 중 프로 레벨에서 가장 많은 경기를 뛴 선수 중 하나다. 팀에서는 중앙 미드필더로 뛰며 카잔의 공격 작업의 기점이 된다. 물론 친선전이었으나, 황인범에게 주장 완장을 채운 건 그에게 리더 역을 맡기겠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실제로 이날 황인범은 전반 45분 동안 주장 역을 훌륭히 소화했다. 팀이 전진해야 할 시점에서 “가자”라고 러시아어(давай: 다바이)와 영어(Go)로 번갈아 말했다.
미드필더로서 역도 충실했다. 전반 초반 팀이 상대 압박에 빌드업에 어려움을 겪자, 아래로 내려와서 가담했다. 또, 중앙과 우 측면을 넘나들며 공격 작업에 기점이 됐다. 두 세 명의 상대 수비가 달라붙어도 안정적으로 탈압박에 성공했다.
카잔은 2021-2022 RPL이 휴식기에 들어선 현재 리그 10위에 올라있다. 지난 시즌 최종 성적 4위와 비교하면 더 성적을 끌어올려야 한다. 겨우내 전지훈련에 매진한 카잔은 A매치 기간이 끝난 2월 2일 PFC 소치와 RPL 19라운드로 후반기를 시작한다. 중요한 반환점에서 황인범이 꾸준히 주장 완장을 차고 나와 팀의 리더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글=조영훈 기자(younghcho@soccerbest11.co.kr)
사진=조영훈 기자, 루빈 카잔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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