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일레븐=안탈리아/터키)

(1편, ‘벤투호 붙박이’ 황인범, “백승호·김진규? 나보다 기회 늦게 받은 것뿐”에서 이어집니다.)

황인범은 대전에서 나고 자랐다. 도시 대전에서 태어나 대전 시티즌(現 대전 하나시티즌) 유스를 거쳐 프로까지 데뷔했다. 뛴 기간은 3년 남짓이었으나, 대전 팬들은 그 누구보다 황인범을 사랑했다. ‘대전의 아들’이라는 별명은 아무에게나 붙을 수 있는 말이 아니다. 황인범 역시 대전을 사랑했고, 늘 진심이었다.

22일 <베스트 일레븐>과 만난 자리에서 황인범은 대전 소속일 당시, 독일 분데스리가가 꿈의 무대라고 말했던 걸 후회한다고 했다. “어렸을 때는 말을 그렇게 했다. 팬들도 다 안다. 보루시아 도르트문트가 황인범의 드림 클럽이라고. 나는 그때 아무 생각도 없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프로 8년 차인 지금 생각하면 내가 대전 토박이니 좋게 봐준 거지, 비난 받아도 납득 가는 인터뷰였다. 팬들이 이해해주셔서 망정이지, 그래서 나는 대전 팬들에게 더 감사하다. 조건 없는 사랑을 너무 많이 주셨다”라고 마음을 전했다.

대전은 황인범이 2019년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벤쿠버 화이트캡스로 떠날 때 팬들을 초창해 환송행사를 했다. 약 300여 명의 팬들이 모여 그를 떠나보냈다.

황인범은 “당시 나는 ‘대전으로 돌아오겠다’라고 말했는데, 한 직원분이 ‘인범이 마음은 너무 잘 아는데, 쉽게 말하면 안 된다. 의도와 달리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른다’라고 하셨다. 나도 알았다. 그런데도 그렇게 말했다”라고 했다.

프로 축구계에선 자라온 친정에 돌아가고 싶더라도 여러 조건과 상황이 맞지 않아 무산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황인범도 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해외 진출 후 돌아갈 때 선수와 구단이 서로 원한다고 마음대로 복귀하는 게 쉽지 않은 구조라는 걸 안다.”

황인범은 또다시 섣부를 수 있을 말을 망설이지 않고 했다. “그런데 K리그로 돌아갈 때 대전으로 가지 못한다면 해외에서 은퇴할 거다. 너무 의미가 큰 팀이다. 어린 나이에 과분한 사랑을 받았던 걸 돌려드릴 방법은 더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것뿐이다.”

지난 시즌 대전은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강원 FC에 무릎을 꿇었다. 1차전 1-0으로 승리했으나, 2차전에서 선제골을 넣고도 1-4 패배를 당했다. 황인범은 “지난해에도 승강 플레이오프가 너무 아쉬웠다. 작년이 승격 적기였다. 올 시즌은 해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대전의 일본 출신 미드필더 마사는 승강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승격, 그거 인생 걸고 합니다”라고 한국말로 말하며 화제몰이를 했다.

황인범은 “마사가 한 말도 봤다. 언어를 배우는 게 쉽지 않고, 스토리가 워낙 있으니 대전 팬 입장에서 너무 보기 좋았다”라고 떠올렸다.

글=조영훈 기자(younghcho@soccerbest11.co.kr)
사진=조영훈 기자,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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