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일레븐)

다가오는 A매치 기간, ‘손흥민 없는’ 벤투호가 출항한다. 최근 토트넘 홋스퍼에서 근육 부상을 당했다고 알려진 손흥민이 국가대표팀 경기에 참여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은 오는 1월 27일(이하 한국 시각) 오후 9시 레바논을 상대로 2022 FIFA(국제축구연맹)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7라운드를 치른다. 이어 2월 1일 오후 11시엔 시리아를 상대로 8라운드를 이어간다.

예상대로 벤투 감독은 일단 손흥민을 제외한 명단을 발표한 상황이다. 부상 회복 상태를 보고 추후 합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은 열어뒀지만, 현재 분위기로는 손흥민의 국가대표팀 합류는 사실상 쉽지 않아 보이는 게 사실이다.

때문에 벤투호는 간만에 손흥민 없이 경기를 치르게 됐다. 팀 전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에이스가 빠졌다는 건, 선수들 사이에서도 경기 중 어색한 순간들을 불러일으킬 공산이 크다. 3차 예선에서 거의 매 경기 풀타임을 소화하고 필드플레이어들의 구심점이자 해결사가 됐던 손흥민이기에 더 그럴 수 있다.

한편으로는 지금 이 순간을 ‘좋은 기회’로 바라볼 여지도 충분하다.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본선에서 ‘성공’을 지상과제로 삼은 벤투호는 여러 플랜을 준비해야 하는 게 당연하다. 그 플랜 중엔 ‘손흥민이 없는 가운데’라는 것도 분명 들어있어야만 한다. 물리적·정신적 대비 없이 월드컵에 갔다가 정말이지 손흥민이 없는 경기를 맞이하게 되면 굉장히 어려워지게 된다. 때문에 이번 레바논-시리아 2연전에서 주력 없이도 경기하는 법을 터득할 기회가 벤투호에 주어지게 된 셈이다.

분위기는 좋다. 벤투호는 유럽파를 제외한 명단을 꾸렸음에도 아이슬란드와 몰도바를 상대로 연거푸 대승을 거뒀다. 조규성·김진규·백승호·김건희 등 활약은 벤투 감독에게 여러 장의 카드를 더 쥐어주는 긍정적 결과를 남겼고, 팀 전체로서는 유럽에서 오곤 했던 핵심 멤버들 없이도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이렇게 쌓인 심리적 단단함을 밑바탕으로 이젠 손흥민 없는 월드컵 예선전도 치러볼 수 있다.

‘팀으로 움직이는’ 벤투 감독의 축구는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무르익어간다는 평을 받는다. 한 사람에 의존하지 않는, 갖춰진 시스템을 바탕으로 점유하고 승부를 보는 방식. 이번 기회에 그 시스템이 얼마나 궤도에 올랐는지도 체크해볼 수 있을 듯하다.

글=조남기 기자(jonamu@soccerbest11.co.kr)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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