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스트 일레븐)
한때 월드컵 본선행이 우려됐던 일본이 사우디아라비아를 꺾고 카타르행에 근접하고 있다. 이 위기를 탈출하는 데 가장 큰 동력을 불어넣은 선수가 있다. 바로 이토 준야다. 이토의 활약은, 시쳇말로 일본을 ‘멱살잡고’ 카타르로 끌고 갔다고 표현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이끄는 일본은 지난 1일 저녁 사이타마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B그룹 8라운드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2-0으로 완승했다. 이날 경기에서 일본은 전반 32분 미나미노 타쿠미의 선제골로 승기를 잡은 후, 후반 5분 이토의 득점까지 터져 난적이었던 사우디아라비아를 잡았다.
덕분에 일본은 8전 6승 2패를 기록, 승점 18점으로 그룹 2위 입지를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선두 사우디아라비아와 승점 차는 고작 1점에 불과하다. 또한 같은 라운드에서 호주가 오만 원정에서 2-2로 비기는 바람에 승점 차가 벌어졌다. 호주는 승점 15점으로 3위에 랭크되어 있다.
아직 안심할 단계가 아니긴 하다. 그러나 최종예선 첫 경기에서 오만에 일격을 당하고, 사우디아라비아 원정에서도 사소한 실수로 패배해 카타르 월드컵 본선행에 빨간불이 켜졌던 시기를 떠올리면 일본의 부활은 괄목할 만한 페이스라 할 수 있다.
이 부활을 주도한 선수가 있다. 바로 이토다. 올해 만 28세로 벨기에 클럽 KRC 헹크에서 뛰고 있는 이토는 가히 일본을 구하는 활약을 펼쳤다. 이토는 지난해 11월 11일 베트남 원정 경기부터 11월 16일 오만 원정 경기, 그리고 1월 27일 홈 중국전, 그리고 이번 사우디아라비아전까지 네 경기 연속골을 휘몰아쳤다. 현재 최종예선 기준으로 우레이(중국)·메흐디 타레미(이란)과 더불어 득점 랭킹 1위다.
참고로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나온 미나미토의 골 역시 이토의 도움에서 비롯됐다. 사우디아라비아전은 이토의 ‘원맨쇼’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흥미로운 건 이토의 득점과 일본의 경기 결과의 상관관계다. 이토가 골을 만들어 낸 네 경기에서 일본은 모두 승리했다. 쓸어 담은 승점 12점이 일본의 순위를 급격히 끌어올리는 데 결정적 원동력을 제공한 것이다.
덕분에 이토는 이번 최종예선에서 일본 내에서 가장 주목받는 선수가 됐다. 일본 축구 레전드 가마모토 구니시게는 저명한 일본 축구 전문 매체 <사커 다이제스트> 인터넷 판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다섯 경기 연속 골도 무리가 아니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일본 매체 <스포츠 호치>는 “네 경기 연속 골을 터뜨린 이토는 이제 일본 공격진에서 필수 불가결한 존재가 됐다”라고 찬사를 보냈다.
이토는 사우디아라비아전 이후 “과감히 슛을 했는데 좋은 코스로 날아갔다. 내 골로 경기에서 이겨 기쁘다. 물론 팀이 이겼다는 점이 가장 기쁜 일”이라며 “팀을 위해 뛰었다.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며 뛰었다. 월드컵 본선에 가는 건 쉬운 일이 아니지만, 무조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매 경기 확실히 이겨 월드컵 본선행을 이루고 싶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일본은 이제 굉장히 중요한 승부를 앞두고 있다. 일본은 오는 3월 24일 시드니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예정된 9라운드에서 3위 호주를 상대로 원정 경기를 치른다. 일본은 물론 호주에게도 월드컵 본선행 여부가 걸린, 그야말로 ‘승점 6점’ 경기다. 이 경기에서도 이토가 또 골을 터뜨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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