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스트 일레븐=남해)
2022년부터 K리그2엔 한 클럽이 더 늘어난다. 김포 FC가 프로화를 마치고 새로운 구성원으로 합류했다. 김포의 수장 ‘적토마’ 고정운 감독은 버림받은 선수들이 만들어갈 ‘또 다른 스토리’를 지켜봐달라는 진중한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 1월 24일, 고정운 감독과 선수들은 남해 전지훈련 도중 많은 취재진 앞에 섰다. 그 자리에서 김포라는 클럽이 어떤 팀인지, 어떻게 시즌을 꾸려갈 계획인지 소상하게 밝혔다. 아직은 누구도 주목하지 않는 K리그2의 막내이자 약체이지만, 김포는 나름대로 강인한 동기부여를 지닌 채 2022시즌을 준비하는 모습이었다.
고정운 감독은 기자 회견 도중 마이크를 붙잡고 이렇게 말했다. 미디어의 특정한 질문이 있기 전에 스스로 발언을 자청한 순간이었다.
“‘후회하게 해주자’라는 메시지를 선수단에 전했다. 기존에 다른 팀에서 김포로 온 선수들은 정신적으로 버림받았다는 느낌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개인과 미팅을 하며 ‘잘 되자. 그래서 우리를 버렸던 지도자들과 구단 관계자들에게 보여주자’라는 부탁을 전했다.”

고정운 감독도 언급했듯, K리그에서 뛰던 선수들이 김포에 가는 경우는 냉정히 말해 이전 팀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 경우가 다반사다. 신생팀에, 예산도 빠듯한 김포로 향한다는 건 직전 직장에서 경쟁력을 상실했다는 의미다. 고정운 감독이 ‘버림’이라는 단어를 가감 없이 사용했던 이유도 그 때문이다. 버림이라 함은, 일방적으로 관계가 끊긴다는 슬픈 뜻이다. 이렇게 한 번쯤은 아픔과 슬픔을 겪은 구성원들이 모여 만들어진 팀이 바로 현재의 김포다.
김포는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클럽이다. 지난 시즌엔 예상을 뒤엎고 3부리그(K3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누구보다 멋지게 2부리그로 입성하는 밑그림을 그려뒀다. 앞으로는 이런 멋짐을 K리그2에서 보이고자 한다. 올해 목표 중 하나는 ‘스토리가 있는 팀이 되자’로 삼았다. 현실적 여건상 다가오는 시즌 즉각적 임팩트를 남기긴 아무래도 쉽지 않겠으나, 최대한의 저력과 잠재력을 끌어내 장기적으로 프로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발판을 만들 생각이다.
이번 겨울 선수 영입 작업부터 만만치 않았던 김포는 어떻게든 스쿼드는 구성했다. 도약과 발전에 목마르고 굶주린 이들을 불러 모아 정신적으로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그룹을 구축했다. 다른 건 몰라도 ‘팀 스피릿’은 확실할 거다. 잃을 것 없는 사람들이 모인 집단은 두려움이 없는 법이다. 아울러 고정운 감독이 실패하더라도 공격을 하겠다는 강인한 의지를 표출하며, 김포 프로 첫 해에 시민에게 재미만큼은 반드시 선사하겠다는 이야기도 남겼다.
김포는 오는 19일 오후 1시 30분 광주 전용구장에서 광주 FC를 상대로 K리그2 첫 경기를 갖는다. 지난 시즌까지 K리그1에 머물던 광주라 몹시 어려운 승부가 되겠지만, 전지훈련 도중 대중 앞에 약속했던 모습을 피치에 그대로 이식한다면 예상보다 좋은 출발을 알릴 수도 있다.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색깔, 헝그리 정신으로 똘똘 무장한 캐릭터의 등장은 언제나 반갑고 기대된다.

글=조남기 기자(jonamu@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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