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스트 일레븐)
한국 여자 대표팀이 아시안컵 사상 첫 준우승이란 대업을 달성했다. ‘준우승’의 영광이 ‘결승전 패배’에 가려져선 안 된다. 그 자체로만으로도 충분히 값진 성과이기 때문이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여자 축구 국가대표팀은 지난 6일 인도 D.Y. 파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AFC(아시아축구연맹) 여자 아시안컵 결승전에서 중국에 2-3으로 역전패하며 우승에 실패했다. 하지만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사상 첫 아시안컵 준우승이란 업적을 세웠다.
물론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 경기였다. 전반전까지만 해도 최유리, 지소연의 연속골로 2-0으로 앞서고 있었으니 말이다. 사실상 승리를 확신하는 분위기였는데, 공은 역시 둥글었다. 한국은 후반전에 3골을 내리 허용하며 다 잡은 승리를 놓쳤고, 선수들은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마자 허탈함과 아쉬움에 눈물을 펑펑 쏟았다.
하지만 대회 전체를 놓고 보면, 한국은 굉장히 의미 있는 발자국을 남겼다. 한국은 그동안 아시안컵과 유독 인연이 없었다. 아시안컵에서 거둔 최고 성적은 3위다. 지난 2003년 태국에서 열린 아시안컵 3,4위전에서 일본을 꺾고 이뤄낸 성과였다. 이 기록은 20년 가까이 멈춰있었는데, 드디어 역대 최고 성적을 갈아치우고 새로운 역사를 썼다.
강팀과의 경계를 허물었다는 것도 의미 있다. 한국은 그동안 중국, 일본, 북한 등 여자 축구 강국으로 꼽히던 팀들 사이에서 고전해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국제대회에서 호성적을 냈고, 강팀들과 붙어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이번 아시안컵 대회도 마찬가지였다.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일본과 대등한 경기를 펼치며 1-1 무승부를 이끌어냈고, 뛰어난 신체 조건과 힘을 자랑하는 호주와 8강에서 만나 1-0으로 무실점 승리를 거두는 기염을 토했다.
벨 감독은 중국과의 결승전을 마친 후 기자회견에서 "선수들이 자랑스럽다. (비록 패하긴 했지만) 우리는 성장했다"라며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벨 감독 체제에서 한국은 한 계단씩 성장하고 있다. 타 팀과의 평가전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실전 감각을 쌓고 있고, 대회 준비를 위해서라면 장기 합숙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런 자그마한 변화들이 쌓인 덕분에 아시안컵 준우승이란 위업도 가능했다.
이제 한국은 2023 FIFA(국제축구연맹)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월드컵을 목표로 달려간다. 이번 아시안컵은 2023 FIFA 월드컵 아시아 예선을 겸해서 열렸다. 준우승을 달성한 한국은 상위 5개 팀에게 주어지는 월드컵 본선행 티켓을 거머쥔 상태다. 3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도 이뤘다.
미래에 곱씹어봤을 때, 우승 문턱에서 좌절한 2022 아시아컵이 기쁨보단 아팠던 대회로 기억될지라도, 한국은 이번 대회를 통해 월드컵에 대한 기대감, 그리고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었다.
글=유지선 기자(jisun22811@soccerbest1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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