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스트 일레븐)
▲ 김태석의 축구 한잔
개막을 앞둔 2022시즌 K리그에는 주목할 만한 이슈가 있다. 바로 해외파 선수들의 한국 무대 귀환이다. 2년 전 이청용·기성용을 필두로 지난해 백승호와 지동원, 올해에는 오랜 해외 생활을 마무리하고 한국 K리그 무대를 처음 밟는 이승우와 김영권까지 국가대표팀 경기가 아니고서는 볼 수 없었던 ‘빅 네임’들이 팬들 앞에 선을 보인다.
이들의 가세는 보다 많은 스토리를 갈구하는 K리그에 굉장한 원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팬들의 시선을 붙들어 맬 스타 부재는 K리그의 오랜 고민이었기 때문이다. 그들이 명성에 걸맞은 면모를 보인다면 K리그의 열기는 더욱 뜨거워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밖에서 바라보는 모든 이들에게 꼭 필요한 게 있다. 쉽지 않은 결정을 한 이 선수들에 대한 배려와 인내다.
지난해 11월 카타르 도하에서 만난 남태희에게 “언제 K리그에 올거냐”라고 물은 적이 있다. 남태희는 “(이)청용이 형과 (기)성용이 형과 같은 대선배를 보면서 저도 도전해보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게 된다”라면서도, “외국에서 생활하다 한국으로 돌아가 팬들을 만나는 게 정말 대단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한국으로 돌아간 후 정말 좋은 기량을 보여야 한다는 부담감이 크다”라고 솔직한 심경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처럼 해외 무대에서 뛰다 K리그로 돌아오는 선수들에게는 다른 선수들에게서는 볼 수 없는 압박감을 느낄 수 있다. 만에 하나 조금만 기대에 못 미쳐도, 그들을 향한 비판의 수위는 다른 선수들에 비해 클 수밖에 없다.
선수는 무대가 어디든 일단 뛰어야 한다는 진리는 분명 참이긴 해도, 그간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던 ‘해외파’라는 간판이 K리그에 입성하는 순간 때로는 핸디캡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유럽 혹은 거액의 돈을 받고 아시아 빅 리그에서 뛴 선수들을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에는 여타 선수와는 확연히 다를 ‘어너더 클래스’를 기대하는 심리가 내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들은 대개 반전을 위해 K리그 입성을 타진한 선수들이 대부분일 터인데, 이 심리적 장벽을 넘지 못할 경우 커리어와 평판이 더욱 나빠질 수도 있다는 건 선수들에게 때론 감당 못할 부담이 된다. 마치 연어처럼 돌아온 해외파 선수들 처지에서는 K리그행은 어찌 보면 ‘벼랑 끝 승부’다.
이런 부담마저도 제쳐두고 K리그에 돌아오겠다고 마음을 먹은 그들의 용기는, 차후 저마다에게 주어질 결과 여부를 떠나 박수받기에 충분하다. 그래서 그들이 ‘진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외부의 인내심도 수반되어야 한다고 본다. 다행스럽게도 해외파 복귀 선수들 대부분은 다소간의 적응기가 끝나면 그들의 진가를 피치에서 마음껏 드러내왔다는 점이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믿고 기다리면 그들은 팬들이 바라마지 않는‘어너더 클래스’를 분명 선물할 것이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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