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일레븐=남해)

홍창범은 FC 안양에서 등번호 ‘14번’을 달고 뛰는 미드필더다. 대학 졸업 후 지난해 안양 유니폼을 입었고, 2022시즌 데뷔 2년 차를 맞는다.

이제 막 K리그 무대 적응을 마치며 신인 티를 벗은 그에게 이번 시즌 중요한 임무가 주어졌다. 주장 백동규와 부주장 김경중과 함께 선수단을 이끌 주장단으로 선정된 것. 홍창범은 베테랑 형님들과 젊은 선수들을 잇는 가교 역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다짐했다.

중앙·공격형 미드필더로 뛰는 홍창범은 레알 마드리드 미드필더 루카 모드리치에서 따온 ‘홍드리치’, 또는 리버풀 레전드 스티븐 제라드에서 딴 ‘홍라드’라는 애칭을 갖고 있다. 그는 두 전설과 비교에 대해서도 여러 이야기를 전했다. 첫 시즌을 성공적으로 보낸 홍창범의 두 번째 시즌, 그 준비 과정을 <베스트 일레븐>이 따라갔다.

b11: 지난 시즌에 데뷔를 했습니다. 1년을 되돌아보면 어떤 해였나요?

“시작할 때 처음에는 많이 어색한 부분도 있었고, 낯선 환경에서 적응해야 했어요. 그렇지만 형들이 잘 도와줬고, 데뷔도 일찍 했습니다. 감독님과 코칭스태프들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에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아쉬운 건 승격을 결국 해내지 못했다는 거예요. 그런 아쉬움이 남은 한 해였다고 생각합니다.”

b11: 지난 시즌 22경기 3골 3도움을 했어요. 기대 이상이었나요, 아니면 그에 못 미쳤나요?

“사실 데뷔하기 전에는 포인트보다 그저 데뷔를 하는 게 우선이었죠. 경기를 뛰는 게 먼저였는데 경기를 뛰면서도 많은 골과 어시스트를 기록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경기장에서는 그저 열심히 뛰었고, 형들이 할 수 없는 부분을 제가 처리한다는 느낌으로 경기에 임했어요. 그러다 운 좋게 골도 넣었고, 3골 3도움으로 6개의 공격 포인트도 올렸어요. 운이 잘 따랐던 것 같아요.”

b11: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승격에 대한 아쉬움이 계속 있을 것 같은데요.

“마지막에 지치지 않고 고비를 넘어야 하는데, 그걸 못 넘긴 게 아쉬워요. 그에 대한 문제점은 작년에 파악을 했습니다. 그래서 올해에는 그 부분을 잘 보완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선수단뿐만 아니라 코칭스태프와 구단이 모두 힘을 합쳐야만 승격이라는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고 봐요. 저는 첫 시즌이었는데, 플레이오프까지 경험했잖아요. 플레이오프는 일반 리그 경기와는 느낌이 또 다르더라고요. 그 부분에서는 경험이 조금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대전 선수(바이오)가 세리머니를 하는 장면이 아직도 기억날 정도로 눈에 선하고, 그걸 보면서 더 이를 악 물고 운동했어요. 작년은 어떻게 보면 실패였으니 올해는 반드시 성공을 해야 한다고 봐요.”

b11: 프로에서 1년을 보냈는데 상상하던 모습과 어떻게 다르던가요.

“선수들의 멘탈, 정신적인 부분이 가장 큰 차이입니다. 대학생 때는 사실 ‘이 정도만 하면 되겠지’라는 부분이 없잖아 있었거든요. 그런데 프로에서 그런 생각을 갖는 순간 그 선수는 끝나는 거예요. 무엇이든지 훈련에 임할 때 태도나 선수들의 정신적인 부분에서 차이가 가장 크게 나는 것 같아요.”

b11; 동기부여는 어디서 찾는 편인가요?

“아버지와 이야기를 많이 나눠요. 축구 쪽 일을 하지는 않으셨지만, 그래도 아버지와 이야기를 하면 무언가 한 단계 나아가야 된다는 것을 다시 새기게 되거든요. 저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동기부여가 생기는 것 같아요. ‘다시 일어나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고요.”

b11: 올 시즌 부주장이 됐어요. 2년 차 선수에게는 무거운 직책인데요.

“솔직히 말하면 메인 부주장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백)동규 형이랑 (김)경중이 형이 주장, 부주장이고 저는 동규 형을 잘 돕는 게 먼저일 것 같습니다. 어린 선수에게 부주장을 줬다는 것은 어린 선수들과 고참 선수들 사이에서 가교 역을 잘해야 한다는 뜻이니까요. 팀이 더 좋은 팀으로 가려면 소통이 잘 돼야 하고 트러블이 없어야 되는데, 그걸 해소할 수 있는 다리 역할을 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물론 부주장이기 때문에 운동장에서 더 활기차게 해야 할 거고, 형들이 하지 못하는 부분, 어린 선수들만이 할 수 있는 부분을 하기 위해 어린 선수들을 잘 이끌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갖고 있죠.”

b11: 신인 선수들은 어떻게 챙기고 있나요?

“가끔씩 밥도 먹고 커피도 마시는데 일단 ‘힘든 것 없냐’고 많이 물어보고 있어요. 아직은 힘든 점은 없다고들 하죠. 그래도 요구사항이나 말하기 어려운 부분은 저에게 이야기하고 있어요. 때로 운동할 때 집중을 못하거나 안 좋은 모습을 보이면 제가 먼저 가서 이야기도 하고요.”

b11: 리더 역이 익숙해 보이는데, 경험에서 나온 건가요.

“대학교 때에도 주장을 해봤고 이전에도 경험이 있어요. 그 경험을 토대로 잘 해보려고 해요.”

b11: 안양에 주장, 부주장 출신 선수들이 많은데 어떤 부분을 배우나요.

“자기관리요. 어떤 방식으로 자기관리를 하는지는 각자 다 다른 부분이지만, 결국 목표는 같습니다. 경기장에서 잘 뛰기 위해서, 다치지 않기 위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자기관리를 하는 거잖아요. 저도 경기장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는 자기관리를 더 철저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b11: 아직 홍창범이라는 이름이 많이 알려지지는 않은 것 같아요. 직접 어필을 해 본다면요.

“저는 경기장에서 어떤 선수한테도 열정에서 지고 싶지 않은 그런 선수가 되고 싶어요. 경기장에서 에너지나 팀의 활기 측면에서 지지 않는 선수요. 미드필더, 중앙 미드필더, 공수 양면에서 다 활약할 수 있고요. (b11: 정확한 포지션은 무엇인가요?) 다 봤어요. 어릴 때부터 사이드백도 봤고요. 물론 공격형 미드필더를 제일 많이 봤지만, 윙어도 하고 스트라이커나 사이드백도 볼 만큼 멀티로 뛸 수 있는 장점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도 주 포지션을 고르자면 중앙 미드필더입니다.”

b11: 그 자리가 많이 편해졌나봐요.

“네. 이제 많이 편해졌어요. 완전히 적응을 했어요.”

b11: 올해도 14번을 다는데, ‘홍라드’, ‘홍드리치’ 중 뭐가 더 마음에 들어요?

“둘 다 좋아요. 정말 좋아하는 선수들이고 은골로 캉테라는 롤 모델도 있어요. 그 다음 롤 모델이 모드리치였어요. 모드리치 스페셜도 정말 많이 보고, 지금도 다운받아서 볼 정도예요. 그 선수를 보면 정말이지 축구를 저렇게까지도 쉽게 할 수 있구나라는 걸 느끼죠. 모드리치에게서는 탈압박 능력을 배우고 싶어요. 상대 수비수 범위를 벗어나는 터치를 많이 하는데 그런 터치와 탈압박을 닮고 싶습니다.”

b11: 혹시 같이 뛰고 싶은 선수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음, 아무래도 제 친구인 설영우(울산 현대)가 가장 생각이 나네요. 영우가 사이드백이지만 공을 정말 잘 차고 머리도 좋아요. 대학 시절에 포지션을 변경해서 사이드백으로 하고 있는데, 축구 지능도 좋아서 영우를 사이드백으로 데리고 오고 싶어요. 절대 안 오겠죠?(웃음)”

b11: 작년엔 공격 포인트 6개, 올해는요?

“작년에 공격 포인트 목표를 따로 정하지는 않았어요. 사실 이런 거 정해놓으면 잘 못하거든요. 포인트에 너무 욕심이 앞서다 정작 해야 할 일을 놓치게 되는 것 같더라고요. 제가 경기장에서 꼭 해야 하는 것들, 수행해야 하는 것에 더 집중하려고 노력 중이에요. (b11: 그렇다면 보여주고 싶은 플레이가 있나요?) 안양이 다이렉트 승격을 원하는 상황이에요. 물러나는 수비적 축구보다는 앞으로 나아가는 공격적 축구를 더 해야죠. 중앙 미드필더이기는 하지만 더 공격적으로 나아가서 상대 진영에서 플레이하는 상황을 많이 만들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윙어들, 경중이 형이나 아코스티, (심)동운이 형도 있고요. 윙어들과 호흡이 잘 맞아야 할 것 같아요.”

b11: 홍창범 선수의 올 시즌 각오 한 마디로 인터뷰 마치겠습니다.

“승격은 모든 안양 시민들, 그리고 구단이 원하고 있는 것인데요. 말로만 이야기하는 것은 안 됩니다. 운동장에서 모두가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하고요. 작년과 같은 실패를 또 다시 겪는다면 강팀이 될 수 없다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거든요. 안양이 다크호스 정도가 아니라 정말 강팀이라는 느낌이 들 수 있도록 꼭 승격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또 모든 선수들이 다치지 않고 한 시즌 보냈으면 좋겠어요. 무엇보다 승격을 위해 모두가 하나 돼서 죽을힘을 다해 뛰어야 합니다.”

글=김유미 기자(ym425@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FC 안양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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