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일레븐=안양)

FC 안양 선수들과 전남 드래곤즈 선수들이 한 데 엉켜 한바탕 소동을 일으켰다. 안양 선수 부상 후 경기를 재개하는 과정에서 나온 드롭볼, 그리고 그 드롭볼 이후 터진 안양의 골이 문제의 발단이었다. 우선 결론만 이야기하면, ‘규정’상으로는 전혀 문제될 게 없는 장면이다.

19일 오후 4시 안양 종합운동장에서 안양과 전남의 하나원큐 K리그2 2022 1라운드가 펼쳐졌다. 이 경기에서는 안양이 후반 8분에 터진 조나탄의 결승골을 앞세워 1-0 승리를 거뒀다.

전남의 전경준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이런 발언을 했다. “실점 장면을 다시 체크해 봐야겠지만, 오해의 소지가 있을 것 같은 애매한 장면이었다.” 전 감독이 이야기한 ‘실점 장면’이란, 드롭볼 후 안양이 곧바로 득점한 장면을 의미한다. 주심이 떨어뜨려준 볼을 김경중이 상대에게 건네는 대신 전남 진영으로 몰아 올라갔고, 아코스티와 조나탄으로 이어진 플레이 끝에 안양의 골이 터졌다.

골 장면 후 양 팀 선수들이 언성을 높이고 몸을 직접 부닥치는 일촉즉발의 상황이 벌어져 현장에 있던 이들을 의아하게 만들었다. 전남 선수들은 김경중과 안양 선수들을 향해 불만을 터트렸다. 벤치에서도 판정에 대한 항의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해하기가 쉽지 않은 드롭볼 규정 때문이다.

국제축구평의회(IFAB)의 경기 규칙(Laws of the Game)에는 “만약 플레이가 다른 이유로 중단된 것이 아니거나, 선수의 부상이 반칙으로 인한 것이 아니라면 플레이는 중단했을 때 볼이 있던 위치에서 드롭볼로 재개한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이 경기에서 드롭볼이 나온 배경은 안양 미드필더 홍창범의 부상이다. 안양의 두 선수(백동규, 홍창범)가 공중볼 경합 도중 서로 충돌했고, 이들 중 홍창범이 쓰러지면서 치료를 위해 주심이 휘슬을 불어 경기를 중단시켰다. 홍창범은 잠시 처치를 받고 일어났다.

규정에 따르면 이 장면은 ‘선수의 부상이 반칙으로 인한 것이 아닌’ 경우에 해당한다. 같은 팀 동료끼리 볼을 따내기 위해 점프하다 충돌했기에, 주심은 부상 처치 후 안양의 마지막 터치(걷어내기)가 일어난 위치에서 안양 선수 중 한 명에게 드롭볼로 경기를 재개할 수 있도록 했다.

주심 근처에 있던 김경중이 주심에게 “드롭볼하면 바로 공을 차도 되는 것이냐”라고 물었고, 주심은 그렇게 해도 된다고 허락했다는 게 안양 구단이 성명서를 통해 전한 배경이다. 선수들이 대한축구협회가 주최하는 심판 교육에서 해당 내용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고 했다.

IFAB 경기 규칙에서 ‘드롭볼’의 개념을 찾으면 다음 내용을 확인 가능하다. “주심은 마지막 터치를 한 팀의 선수 한 명에게 볼을 떨어뜨리고, 볼이 땅에 닿으면 플레이가 재개된다. 단, 페널티 에어리어 안이라면 골키퍼에게 볼을 떨어뜨린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주심은 마지막 터치를 한 팀(안양)의 선수 한 명(김경중)에게 볼을 떨어뜨려줬으며, 볼이 땅에 닿는 순간 김경중은 공격 작업을 전개했다. 라인을 올려 다소 무방비하게 위치하고 있던 전남은 속수무책으로 골을 내줘야 했다.

룰을 지켰다는 안양의 입장이 전적으로 틀린 말은 아니다. 모든 과정이 규정에 따라 이루어진 정상적 상황이었다. 다만 상대팀에 대한 기본적인 존중과 매너가 부족했다는 비난은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법은 최소한의 도덕”이라는 말이 있듯, 세상에는 ‘정당과 부당’을 가르는 규정에 앞서 ‘옳고 그름’이라는 도덕적 가치가 우선하기 때문이다. 그 장소가 경기장 안이든 밖이든 말이다.

글=김유미 기자(ym425@soccerbest11.co.kr)
사진=ⓒgettyImages/게티이미지코리아(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축구 미디어 국가대표 - 베스트 일레븐 & 베스트 일레븐 닷컴
저작권자 ⓒ(주)베스트 일레븐.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www.besteleven.com

저작권자 © Best Elev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