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스트 일레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일주일 남짓 이어지며 축구계도 큰 타격을 입었다. 특히 우크라이나 프리미어리그는 전부 중단됐다. 피치에서 뛰어야 할 선수들이 총을 들고 전장에 나섰고, 최근에는 두 선수가 전사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오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우크라이나에서 뛰었던 현역 선수가 있다. K3리그 천안시축구단 소속 수비수 김평래다. 김평래는 중앙대 재학 시절이던 2009년, 메탈루르흐 자포리자에서 테스트를 한 후 입단했다.
그가 머물던 자포리자는 우크라이나 제 6의 도시다. 러시아는 이곳에 위치한 우크라이나 최대 원자력 발전소를 포위했다고 주장했다.
김평래는 3일 <b11>과 전화 통화에서 전쟁의 불꽃이 튀는 우크라이나 상황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잊고 지내던 우크라이나가 최근 기사에 뜬다. 1년을 생활하며 원정 경기를 갔던 도시의 이름이 들린다. 키이우도 자주 갔는데, 안타까운 마음이다. 내가 머물던 자포리자 보도는 많지 않은데 계속 주시 중이다.”
당시 그가 우크라이나를 선택한 이유는 경쟁력이었다. 김평래는 “우크라이나에 좋은 팀들이 많았다. 디나모 키이우, 샤흐타르 도네츠크 등이 경쟁력 있었다. 대학생 신분이었다가 유럽 팀들과 프로 경기를 치르니 신기했던 기억이 있다”라고 돌아봤다.
1년간 우크라이나에서 생활한 후 계약 문제로 한국에 돌아온 그다. 이후 1년을 팀을 찾지 못해 쉬어야 했다. 다행히 성남 일화(現 성남 FC)가 그의 손을 잡았다. 당시 성남은 홍철·윤빛가람 등 선수들이 있던 스타 군단이었다.
김평래는 “성남 데뷔전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힘든 시간이었는데 데뷔전을 마지막 경기라고 생각하고 죽을힘을 다해서 뛰었다. 이 경기 이후 출전 시간을 늘렸다. 그간 경기에 아예 따라기도 못했는데 뛰게 됐다”라고 성남에서의 기억을 되짚었다.

이후 전남 드래곤즈와 김포시민축구단(現 김포 FC) 등을 거쳐 천안시축구단에 새 둥지를 튼 김평래다. 어느새 그도 34세 베테랑이다. 천안시축구단은 2023시즌 프로화를 앞두고 있다. 내년이면 김포 FC처럼 K리그2에 참가해 경쟁을 벌인다.
김평래는 “주말에 K리그를 보면 ‘나도 저런 선수와 뛰었었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K3리그 선수들에게는 K리그를 다시 가는 게 엄청난 기회다. 선수들이 욕심을 갖고 있다. 성적이 좋아야 K리그에서도 관심을 받는다. 이번 시즌 좋은 성적을 내서 당당하게 올라가고 싶다”라고 했다.
천안시축구단이 내년 K리그2에 올라오면 김포 FC와 새 라이벌리가 형성될 가능성도 있다. 지난 시즌 천안시축구단은 리그 1위로 시즌을 마무리하고도, 우승 플레이오프 격인 챔피언십 3라운드에서 김포에 1·2차전 합계 2-3으로 패하며 우승을 내줬다.
이 결과에 이를 갈 수밖에 없는 천안시축구단 선수들이다. 마침 김포가 프로화가 되며 리그에 남아있지 않다. 김평래는 “K3리그에 김포가 없다는 게 내가 K리그2에서 1년 더 축구를 해야 하는 이유다. 김포가 프로화되며 선수 구성이 많이 달라졌으나, 선수들 모두 이기고 싶을 거다. 올해는 플레이오프가 없다. 승점을 관리해 위로 올라갈 자격을 스스로 만들겠다”라고 했다.

글=조영훈 기자(younghcho@soccerbest11.co.kr)
사진=천안시축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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