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일레븐)
2022년 새해 벽두에 웬 2021년 콘텐츠냐고? 2021 뒤에 K리거의 선택이라는 어구가 붙으면 그 당위는 충분히 허용되고도 남는다. 2021 K리그1 12개 전 구단 수백 명의 목소리를 채집해 우려낸 보석 같은 콘텐츠라고 감히 자부한다. 이 번거로움에 동참해 준 K리그1 12개 구단에 감사를 표한다.
기자들의 노고로 달인 ‘2021 K리거의 선택’을 팀 부문(14일 5:30), 감독 부문(14일 17:30), 선수 부문(15일 5:30), 기타 부문(17:30), 12개 팀 감독들이 선택한 타 팀에서 영입하고 싶은 선수(16일 5:30, 17:30/17일 5:30)로 나누어, 14일부터 17일까지 나흘에 걸쳐 차례로 공개한다.

‘전통의 명가’는 늘 인기 있지
이 답변, 선수들이 작성하며 동료 눈치를 보지는 않았을까? 대답하기 민감한 사항일 수도 있었겠으나, K리거들은 성심성의껏 가고 싶은 팀을 공개했다. 1위와 2위 결과를 보면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우승팀과 준우승팀인 전북과 울산이 많은 선택을 받았다. ‘승자독식’인 리그와 달리, 전북과 울산의 지명도 차이는 그다지 크지 않았다. 단 2표, 1.2% 차이로 전북이 울산을 제쳤다. 3위부터 5위까지 결과도 재미있다. 올 시즌 파이널 B에 갔던 서울과 포항이 각각 3·4위를 차지했다. 수원 삼성 역시 파이널 A 최하위였는데도 많은 선수가 이적을 원했다. 세 팀의 공통점은 역사와 전통이다. 당해 성적이 다소 좋지 않았더라도, 선수들 사이에서 K리그에서 오랜 역사를 지닌 팀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슬쩍 엿봤다.

발 못지않은 ‘혀 드리블’
압도적 득표율로 대망의 1위에 오른 선수, K리그 팬이라면 모두가 아는 최영은이다. “라인업! 라인업!” 끊임없이 비명을 지르며 수비진을 정돈한다. 이 때문에 ‘고라니’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사실 최영은은 억울할 법하다. 골키퍼이기에 당연히 상대 필드 플레이어들과 접촉할 기회가 적고, 상대가 그의 말을 들을 확률도 낮다. 그런데도 가수 나얼 뺨치는 압도적 성량으로 스타디움을 장악하는 바람에 ‘말 많은 선수’가 됐다. 2~4위 선수들의 공통점은 투쟁심이다. 유독 큰 승리욕으로 경기장을 휘젓는 선수들이 이름을 올렸다. ‘치타’ 김태환은 물론, ‘파이터’ 이찬동도 그렇다. 고요한 역시 한 열정 하는 선수다. 그런데 ‘고요’한이라는 ‘닉값’을 못하나보다. 2위부터 4위까지는 박빙이다. 2위와 3위가 5표 차이로 갈렸고, 3·4위 차이는 1표에 불과했다.

좋아하는 연예인 질문 아닙니다!
엄청나게 많은 인물이 답변으로 등장했다. 마치 춘추전국시대 같았으며, 그야말로 취향 경연의 장이었다. 선수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 연예인을 앞다퉈 내세우기 바빴다. 답변의 종류는 크게 두 가지로 갈렸다. 현재 ‘골때녀’에 출연하는 연예인과 그렇지 않은 연예인. K리거들의 마음을 가장 많이 훔친 이는 송소희였다. 이 방송에 출연 중으로, 뛰어난 실력까지 갖춰 많은 선택을 받았다. 역시 방송에 출연 중인 김민경이 3위에 올랐다. 희대의 운동 재능을 타고나 ‘운동뚱’이라는 별명을 얻었는데, 역시 탐나는 인재이긴 한가 보다. 2위와 4위에는 각각 아이유와 카리나가 올랐다. 이들은 방송에 출연하지는 않는데도 선수들의 크나큰 사랑을 받았는데 역시 대세다웠다. 이 질문 혹시 ‘2030’ 남성들의 인기 투표가 아닐까? 여기 ‘한국 갤럽’ 아니에요!

소·장어의 꾸준함, 삼계탕의 몰락
선수들은 Q3처럼 자신이 사랑하는 음식을 적어내기 바빴다. 음식 종류가 다양해 일부 답변을 통일했다. 예컨대 장어 전골은 장어에 포함했고, ‘아내의 밥상’은 밥으로 통합했다. 1위는 역시 소고기였다. 끊임없이 뛰고 몸을 만들어야 하는 선수들은 소고기를 최고의 보양식으로 꼽았다. 몸 관리라면 둘째가라면 서러울 프로 축구 선수들이 꼽은 1위 식품이니 믿어도 좋다. 2위는 장어였다. 스태미너 보양식의 대표 주자다. 1·2위는 아무래도 육류와 어류의 각 대표 보양식 주자가 차지했다. 밥을 꼽은 선수들도 많았다. 3위였다. 흰 쌀밥은 김치부터 스팸까지 많은 반찬을 어우른다. 7.8%의 선수들이 그 포용력을 인정했다. 또, 소고기보다 돼지고기를 선호하는 선수들이 삼겹살을 꼽았다. 전통의 보양식 삼계탕은 MZ세대에 이르러 그 인기가 다소 떨어졌다.
글=베스트 일레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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