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일레븐=부산)

“다른 팀들은 지금 센터백 구한다고 난리던데…”

김태완 김천 상무 감독은 꽤 재치있는 입담을 가진 지도자다. 무뚝뚝하면서도, 그 속에는 재미와 ‘뼈’가 있다. 17일 부산 송정호텔에서 벌어진 K리그 전지훈련 미디어 캠프 기자회견에서도 그랬다. 김 감독은 팀의 강점과 보완해야 할 점을 묻는 질문에 대뜸 위와 같이 말문을 열었다.

실제로 K리그 각 팀들은 우수한 센터백들을 구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다. 승리를 가져오는 수단이 스트라이커라면 승점을 보장해주는 건 수비 자원, 그 중에서도 골키퍼 바로 앞에서 궂은 일을 도맡아하는 센터백의 활약이 매우 중요하다. 이 센터백이 단순히 ‘돌쇠’가 아니라 스마트함까지 갖추고 있다면 팀 경기력은 더욱 배가된다. 그러니 각 팀들이 주어진 시장에서 최고의 중앙 수비수를 영입하는 데 온힘을 기울이고 있다. 그런데 김 감독은 그런 고민을 하지 않는다. 그 다음 말이 더 재미있다.

“다른 팀들은 지금 센터백 구한다고 난리던데, 우리 팀에는 임대로 보낼 수 있는 선수들도 참 많다. 선수들이 정말 좋다. 당연히 우리 팀에서 가장 강한 포지션은 센터백이다.”

김 감독은 다른 팀 사정은 어떠할지 몰라도, 김천의 최대 강점은 반대로 센터백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실제로도 그렇다. 국가대표팀에 승선한 정승현과 박지수를 필두로 하창래·연제운·송주훈·문지환 등 원 소속팀에서 주전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던 선수들이 김천이라는 한 바구니에 모여 있다.

군팀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임대로 선수를 주고받는 건 제도상 불가능하다는 점을 모두가 알고 있지만, 김 감독 말마따나 이 선수 중 일부를 임대를 보내도 구멍이 전혀 나지 않는 스쿼드다. 때문에 센터백 진영만 따지면 가히 리그 톱 수준이라고 해도 무방한 김천이다.

물론 위트 있게 팀의 강점을 설명한 김 감독에게도 고민은 있다. 이를테면 지난해 전방에서 펄펄 날았던 박동진·허용준의 공백이다. 김 감독은 “(조)규성이가 다소 외로운 감이 있다”라고 빗대어 설명하기도 했다. 김 감독은 그래도 그 어려움마저 충분히 돌파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김천 스쿼드가 가진 힘과 잠재성을 누구보다도 잘 알기에, 시즌을 치르면서 각성하는 선수가 분명히 나올 것이라고 보고 있다.

때문에 김 감독은 K리그2에서 압도적 기세로 승격한 여세를 K리그1에서도 능히 이어갈 수 있다고 자신한다. 현재 한창 진행 중인 동계 훈련을 통해 서말이나 주어진 구슬을 제대로 꿰어보이겠다며 의욕을 보이는 이유기도 하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gettyImages/게티이미지코리아(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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