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스트 일레븐)
마른 가지에도 꽃은 핀다. 광주 FC의 젊은 재능들은 팀이 강등당하는 아픔 속에서도, 움을 틔우고 꽃이 되어 피어올랐다.
최근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부름을 받은 신예 엄지성도 지난해 광주에서 핀 꽃이었다. 선배 엄원상·허율과 광주 유스 금호고 출신의 자존심을 지켰다. 2002년생으로 막 프로에 데뷔한 신인이었지만, 엄지성은 K리그1에서 37경기를 뛰며 4골 1도움을 올려 주목받았다.
비록 광주는 K리그2로 강등되는 새드엔딩을 맞았으나, 엄지성은 다시 K리그1으로 승격할 날을 그리며 동계훈련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는 지나간 일은 잊어버리고 다가올 일에만 몸과 마음을 쏟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 1월 A대표팀에 발탁돼 터키 전지훈련에 다녀온 엄지성은 1월 말이 돼서야 팀에 합류했다. 그는 “입국하고 한국 와서 하루 있다 경기하고 바로 무릎 부상을 당했다. 같이 훈련을 한 번도 못해서 아쉽지만 어려움은 없다. 치료에 집중하고 있다”라고 근황을 전했다. 통증이 있기는 하지만 가벼운 러닝이나 개별 훈련으로 복귀를 준비 중이다.

엄지성은 아이슬란드와 친선전에서 A매치 데뷔전 데뷔골을 터트렸다. 시간이 조금 지났지만, 그는 “생각했던 것보다는 긴장이 덜 됐다. 편안하게 경기를 했다. 연습경기처럼 관중 없이 편한 분위기에서 경기를 했고, 형들이 잘 받쳐주며 좋은 크로스를 줘서 골을 넣을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되돌아봤다.
대표팀에서 배운 것도 많다고 했다. 훈련에 임하는 태도부터 경기를 치르는 방식까지, 신인인 그에게는 모든 게 새로웠을 법했다. “형들이 어떻게 플레이하고, 어떻게 경기를 준비하는 지를 유심히 봤다. 광주에 와서도 좋은 것들을 흡수해서 시즌을 시작하게 된다면 보고 배운 것들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축구 외적인 것과 축구 모두 많이 배워온 것 같다.”
앞으로도 대표팀에 발탁될 자신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지금 시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부상이 있다 보니 다른 선수들보다 훈련도 덜 하게 되어 처질 수 있다. 안 아픈 것이 첫 번째이고, 몸을 잘 만들어서 팀에 녹아들 수 있게 준비하겠다”라고 말했다.
그가 대표팀에 다녀온 전과 후로 광주는 많은 변화를 맞이했다. 감독 교체부터 선수들의 이탈과 영입이 일어나면서 이전과는 다른 팀이 된 것이다. 낯설지만, 엄지성은 변화에 적응해나가기 시작했다. “이전보다 코칭스태프부터 친근하고 편안한 분위기가 잘 조성된 듯하다. 고참 형들이 다른 팀으로 간 대신 젊은 선수들이 많이 영입됐다. 감독님께서는 선수들에게 먼저 다가와주시고, 우리도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주셨다. 무거운 분위기는 아니다.”

요즘 주력하는 훈련 내용은 ‘조직력’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했다. 엄지성은 “리그 개막전이 얼마 남지 않아서 조직적인 공격 훈련이나 수비 훈련을 한다. 개인보다는 다 같이 하는 훈련들을 많이 하고 있다. 처음보다는 많이 이해하려고 노력하는데 아직은 그래도 어려운 축구라고 생각한다. 훈련도 많이 하지 못하고 보기만 했는데, 일단 훈련을 더 해봐야 할 것 같다. 몸소 느껴봐야 알 것 같다”라며 이정효 감독식 광주 축구에 대해 이야기했다.
팀에 녹아들기 위한 방법으로는 그저 훈련하는 것 밖에 없다는 게 엄지성의 생각이다. 그는 “될 때까지 훈련을 하는 방법 밖에는 없을 것 같다. 감독님이 무엇을 원하는지 빨리 캐치하고 잘 받아들여야 한다. 얼마나 경기장에서 그걸 보여주느냐에 따라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전술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겠다고 다짐했다.
프로 데뷔 시즌에 강등의 아픔을 겪은 엄지성은 아쉽지만 다시 승격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팀 전체적으로는 강등이 데뷔 시즌에 돼서 슬프기도 하지만, 그걸 계기 삼아 다시 성장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 너무 처져 있지만 말고 다시 승격할 수 있도록 노력할 거다. 강등은 다 지나간 이야기니까 다시 승격할 수 있도록 하겠다.”
신입 선수들이 입단했지만 여전히 엄지성은 막내 라인에 속한 젊은 선수다. 그는 금호고 출신 형들이 있어 위로가 되고 힘이 된다고 고백했다. 금호고 형들을 언급한 엄지성은 “가장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고 그래서 더 마음이 간다. 형들도 먼저 다가와주어서 좋다. 처음 팀에 왔을 때, 힘들 때, 잘될 때에도 잘 챙겨주셔서 더 발전할 수 있었다”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엄지성은 2022시즌을 앞두고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겠노라 다짐했다. “팀을 먼저 생각하고 희생하는 선수”가 그의 목표다. 또 “포인트를 10개 목표로 하고 있다. 골이든 도움이든 팀이 이기는 데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포인트를 쌓고 싶다. 다 같이 열심히 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며 올 시즌 목표를 밝혔다.
글=김유미 기자(ym425@soccerbest11.co.kr)
사진=대한축구협회,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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